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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제대로 진료받는 방법.txt

by T1ST0RY 2018. 7. 26.

< 제대로 진료받는 요령 >

비전 이비인후과 원장 문인희

이제 병원의 문턱이 높아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주위에 의료기관이 많더라도 정작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고 궁금한 점을 충분히 설명듣지 못한다면 병원에 다녀온 의미는 반감된다. 그러나 몇가지 요령만 알고 있으면 같은 시간을 내서 진료를 받더라도 훨씬 제대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1. 병원이 한가한 시간대를 이용하라.
의사나 간호사도 너무 바쁘면 충분한 설명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대개 병원이 가장 바쁜 날은 월요일과 토요일이다. 월요일은 토요일과 일요일 동안 아팠던 사람들이 진료받기 위해, 토요일은 주말동안 아플 것을 대비하느라 미리 찾는 사람들로 인해 평일보다 더 많이 병원을 찾는다. 특히나 연휴전날이나 연휴 바로 다음날은 더욱 붐빈다. 평일중에는 화요일과 목요일이 가장 덜 붐비는 편이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월요일과 토요일보다는 화요일과 목요일에 진료를 받으면 더 여유있게 진료받고 충분히 설명을 들을 수 있겠다.

진료시간중에 가장 바쁜 시간은 언제일까? 대개 아침 첫 진료시간과 저녁 마감직전시간이 가장 붐빈다. 밤새 아팠던 사람은 아침 첫시간 출근이나 등교전에 병원을 찾게되고, 낮에 학교나 회사업무를 마치고 병원에 들르게 되면, 대개 병원의 진료마감시간이 되니, 그 시간에는 붐빈다. 오전보다는 오후에는 학생들이 하교후에 병원을 찾게 되므로, 하루중에는 10시-12시경이 가장 덜 붐비는 시간대이다. 진료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면 오전에 받으시는 편이 좋겠다. (그러나 방학기간중에는 오전오후의 기준이 달라진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웬만큼 아파서 병원에 오는 사람이 적어지므로, 병원街에서는 유비무환을 ‘비가 오면 환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고쳐쓰기도 한다. 이런 점을 역이용하여, 평소에 궁금한 내용이 많은 분들이라면 비와 눈이 오는 날에 병원에 가서 진찰받고 더 자세히 상담하시기를 권한다. [비가 오는 화요일 오전]이라면 참으로 많은 설명을 들을 수 있으리라.

2. 검사를 받고자 하면...
우선 검사를 받기 전에 몇가지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다.
첫째, 예약이 필요한 검사인지, 바로 내원하면 받을 수 있는 검사인지 알아야 한다. 특히나 연휴 전날이나 연휴 다음날은 모든 병원이 매우 붐비므로, 예약없이 내원하는 경우, 바로 검사를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예약없이 병원을 찾았다가 다시 검사날짜를 잡아야 된다면 불필요한 시간낭비를 하는 셈이다. 미리 전화로 확인해 보면 좋겠다.

둘째, 음식이나 약물 복용이 검사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혈액검사도 검사에 따라 공복이어야 하는 검사도 있고, 식사와 상관없는 검사도 있다.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는 감기약이나 비염약을 몇일간 복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확한 검사가 가능하다. 어떤 검사를 원한다면 간단한 질문으로 미리 준비할 수 있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셋째, 점심시간, 마감시간 직전 30분은 피하라. 내원 즉시 받을 수 있는 검사라도, 검사에 따라 30분이상 걸리는 검사가 있다. 만약 점심시간 이나 마감시간 직전에 도착했다면 당일에 검사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 검사를 원하신다면 미리 조금 여유있게 시간을 책정하시는 것이 좋겠다.

3. 의사에게 할 질문과 접수직원에게 할 질문을 구분하라.
질병에 대한 질문은 의사에게, 진료시간이나 점심시간, 공휴일 진료여부 등은 접수직원에게 문의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다. 의사에게 진찰받고 나서 제대로 물어보지 못한 것을 접수직원에게 물으면 제대로 답변을 듣기 어려울 것이고, 의사에게 진료예약절차를 묻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4. 궁금한 내용을 메모해 두자.
진찰전에는 온갖 궁금증이 들다가, 막상 의사에게 진찰받을 때는 제대로 이야기 못하고, 돌아나오면 다시 이런 저런 궁금증이 들게 되지는 않았는가? 진료실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서 묻기도 애매해서 그냥 나왔다면 다음 진료시까지 내내 마음이 불편할 수도 있다. 증상과 궁금증을 간단히 메모를 해 두신다면 더 이상 문제가 안될 것이다.

5. 병원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분은 종합병원에서 검사받기 위한 행정절차로 의뢰서를 받기 위해 동네의원을 찾기도 하고, 어떤 분은 동네의원에서 수술을 받기를 원할 수도 있다. 의뢰서만 필요로 하는지, 약을 원하는지, 검사를 원하는지... 등의 내용을 확실히 전달하면 진료의 효율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다.

6. 어린이를 데려오는 경우에는 증상을 꼭 알고 오는 것이 필요하다.
종종 어린이를 아버지나 이웃 주민이 데리고 오는 경우가 있는데, 어린이의 증상을 전혀 모르고 ‘그냥 아이엄마가 병원에 데리고 가라고 해서 왔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의사는, 아이의 증상은 모르고 진찰로서만 판단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진료를 받기 위해서는 어린이의 증상을 알아오시는 것이 좋겠다.

7. 진찰전에 음식, 과자를 먹으면/먹이면 안된다.
과자, 우유, 커피 등을 먹고 오면, 목안을 진찰 할 때 점막상태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목에 충혈이 있는지, 농전이 있는지, 어떤 입냄새가 있는지, 캔디다 곰팡이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치료방침이 전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대기시간에 조금 지루하더라도 과자를 먹는대신 책을 읽거나 기쁜 상상을 하며 기다려보는 것이 좋겠다.

특히 어린이를 데리고 오신 경우에 아이에게 사탕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진찰전에 사탕을 물고 있으면, 진찰하려고 입을 벌리다가 -특히나 아이가 울면 - 사탕이 목에 걸려 질식할 수도 있으니, 절대 진찰전에 사탕은 먹이지 말아야 한다.

8. 청진을 할 때, 가슴청진을 할 때는 심호흡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얕은 호흡에서는 제대로 안들리는 호흡잡음도 심호흡을 하면 잘들리게 된다. 부위별로 호흡음이 다를 수 있으므로, 가슴과 등을 청진할 때에는 계속 심호흡을 반복하는 것이 잘 진찰받는 요령이다. 그러나 배를 청진할 때는 심호흡이 불필요하다.

그런데 가끔 원피스 복장으로 내원한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옷위로 청진을 하게 되는데, 병원에 가실 예정인 날은 원피스 복장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어린이를 동반하고 이비인후과에 내원하는 경우에는, 가끔 아이가 발버둥치는 경우 보호자가 아이를 잡아주셔야 하므로, 간편한 복장으로 오시는 것이 좋겠다.

9. 다른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복용중인 약이 있다면, 약이름을 적어오시는 것이 좋다. 약이름을 모른다면 처방받은 병원이나 약을 조제한 약국의 전화번호라도 알아오시는 것이 좋다. 전혀 병이 다르더라도 가끔 약이 중복될 수 있고, 서로 역효과가 나는 병용금기 약물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런 정보는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복용중인 약이 없더라도 앓고 있는 병이나 임신, 수유중인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처방을 다 하고나서 약물복용사실을 알리면, 완전히 처방이 달라져야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런 사실은 진찰 시작할 때 미리 말하면 더욱 좋겠다. 

10. 예전에 진찰받거나 검사한 내용이 있다면 미리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좋다. 이 의사가 용한지 시험해 보듯이, 다른 병원에서 진찰받고 검사한 내용을 숨긴 채, 그냥 한번 진찰해서 맞춰보라는 식으로 진료받는 경우가 있다. 의사는 점쟁이가 아니다. 앞의 병원에서 진료받은 내용을 알려주지 않는다면, 정확한 최종진단을 위해서는 다른 병원에서 검사한 것을 반복해서 검사하거나 불필요한 노력을 함으로써 환자와 의사가 서로 힘들 수 있다.

11. 연휴전에 다니던 병원을 바꾸지 마라
다니던 병원에선 환자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다. 혹시 악화되면 어떤 경우인지도 가늠한다. 연휴직전에 다니던 병원을 바꾸면, 새 병원의 의료진은 이 환자를 처음 접하게 되고, 이전의 진료정보가 없이 연휴기간의 대비까지 해야므로 연휴동안의 변화를 가늠하기 어렵다. 물론 처음 진료가 잘못되었을 경우 새로 본 의사가 처음의 오진을 밝혀 제대로 진료할 경우도 있겠지만, 환자가 중할 수록 연휴직전에는 다니던 병원을 바꾸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12. 증상은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서 자신의 증상을 말하는 것도 요령이 필요하다.
첫째, 가장 중요한 증상이 무엇인지를 말해야 한다. 배가 아픈 것이 주증상인지 열나는 것이 가장 고통스런 증상인지 핵심되는 증상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금이라도 아픈 증상을 가장 고통스런 증상과 같이 나열하듯이 ‘목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고 코도 막히고 가래도 끓고...’ 이런 식으로 증상을 열거해 버리면, 주증상이 다른 여러 증상에 파묻혀 버려서 소홀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같은 증상들이 나타나더라도 병은 다를 수 있다. 중요하게 강조할 증상과 그 외의 증상을 분명히 구분해서 말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큰 도움이 된다.

둘째, 환자자신이 진단을 붙여 말하는 것보다는 증상을 제대로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의사가 어디가 불편하신가 묻는데, ‘감기예요’ 혹은 ‘위염이예요’하는 것은 잘못된 답변이다. 의사는 환자에게 병명을 묻는 것이 아니다. 증상을 알고 그것을 토대로 진찰을 하려는 것이다. ‘감기’나 ‘위염’이라는 것은 환자자신이 느낀 생각이지 실제 진단명과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다른 병원에서 진찰받고 특정 병명으로 진단을 받았다면, 어떤 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해서 ‘위염’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말하는 것이 좋겠다.

셋째, 같은 증상이라도 모호하게 말하는 것 보다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냥 ‘코가 불편하다’, ‘목이 불편하다’고 하는 것보다, ‘코가 막히고 누런 코가 나온다’ 혹은 ‘목이 잠기고 가래가 끓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하다. 코가 나오는 것도 묽은 코인지, 끈적한 코인지, 누런 코인지 구별해서 말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 중에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재채기와 기침’의 경우, 재채기는 감기나 알레르기 비염에서 흔히 동반되는 코점막의 반사적인 증상이며, 기침은 기관지 같은 하부기도의 자극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인데, 때때로 기침과 재채기를 혼동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기침약과 재채기약은 전혀 다르므로, 증상을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넷째, 증상의 기간도 몇시간, 몇일, 몇주, 몇 년 혹은 일년에 몇 번, 이런 식으로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증상의 기간을 ‘오래되었습니다’라고 말하면 매우 주관적이어서 의사소통이 잘못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일주일을 오래되었다는 의미로 사용하고, 어떤 사람은 몇 달쯤 증상을 앓아야 오래되었다고 사용한다. 병에 따라서는 증상의 기간에 따라 약물치료만 할지, 수술을 고려해야 할지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므로, 정확하게 증상의 기간을 말하는 것은 제대로 진료받는데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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