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보관함/정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장면의 의미 + 아버지 말씀

by T1ST0RY 2018. 4. 25.

 

몇 초간의 짧은 장면이지만
엘리오가 정원에서 올리버의 창문을 바라볼 때
황급히 숨는 그의 모습도 찾을 수가 있다.

 


참 올리버의 펄럭이 셔츠를 입을 때도...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인이 사다 준(마이애미에서) 셔츠가
커서 바보처럼 보이니 절대 입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웠는데
올리버의 셔츠는 받은 즉시 입고 좋아서 뛰어다녔다.

 

 

 


내레이션 삭제→3인칭 시점
제임스 아이보리 작가가 각색한 시나리오 초고에는 엘리오의 내레이션이 있었다. 회고형식의 소설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내레이션은 영화를 제작할 때 모두 삭제됐다.

그들의 욕망을 은밀하고도 우아한 방식으로 드러내는 제임스 아이보리의 대사는 종종 수수께끼 퍼즐을 푸는 듯한 묘미를 선사한다. 엘리오는 “마음을 드러내느니 차라리 죽고 말겠다”는 프랑스 로맨스 소설의 한 구절을 인용해 우회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알리고, 올리버는 ‘숨김’에 대한 하이데거의 말을 엘리오에게 전함으로써 자신의 감춰진 속마음을 암시한다.

 

 

나바르의 왕비 마르그리트의 16세기 단편집 ‘엡타메롱’

극중 아넬라(아미라 카서)가 아들 엘리오에게 프랑스 소설을 읽어준다. ‘고백 하느냐, 이대로 죽어버리느냐’라는 글귀가 쓰인 그 책은 나바르의 왕비 마르그리트가 지은 단편집으로 7일 동안 남녀 10명의 일화로 이루어진 ‘엡타메롱’이라는 소설이다.

 

 

노트

엘리오는 이탈리아 부르주아 가정의 유복한 환경 속에서 안온하게 자라났다. 문학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별장을 찾는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으며 식탁 위에서 이탈리아어, 영어, 프랑스어가 유창하게 오가는 풍경. 올리버를 만난 이후 엘리오는 더이상 이 풍경 속에만 머물 수 없다.
자신의 마음을 감추고 올리버의 마음을 탐색하기 위해, 엘리오는 평화로운 여름 별장을 떠나 시내로, 마을 근교로, 고대 유적지로 발걸음을 옮긴다. 익숙한 장소에서 멀어질수록 엘리오의 마음은 열리고 올리버에 대한 감정은 깊어져만 간다. 하지만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의 격랑을 경험하는 엘리오는 올리버가 은근하게 보내는 애정의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 올리버의 사소한 행동과 말투 하나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소년이 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마음을 노트에 휘갈기는 것이다.

 


올리버를 떠올리게 한 살구와 복숭아

원작에서 엘리오는 살구를 보고 올리버를 떠올린다. 엘리오는 단단하고 동그랗게 움푹 파인 살구가 올리버의 몸 같다고 생각한다. 올리버는 살구나무를 타고 올라가 살구를 따서 엘리오에게 던지기도 했다.

 엘리오는 오비디우스 책에 나오는 복숭아로 변하는 사람을 떠올린다. 오비디우스의 책 제목은 ‘변신 이야기’로, 천지 창조부터 오비디우스 자신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약 250편의 변신에 관한 신화와 전설 이야기가 쓰인 15권 분량의 대서사시다. 엘리오는 사랑에 빠진 남녀를 본 신이 복숭아처럼 아름다운 그들을 시기하고 복숭아나무로 변하게 만들었다는 책 이야기에 대해 말한다.

 

 

 ‘복숭아 신’에 얽힌 엘리오의 두 가지 마음

엘리오의 성적 호기심이 최고조에 달한 장면이기도 하다. 티모시 샬라메는 그 장면에서 엘리오가 두 가지 감정에 압도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는 올리버를 갈망하는 마음, 또 하나는 성적 에너지를 어떻게 해결해야 되는지 모르는 혼란이다. 아마 후자는 16세~18세 소년들이 공감할 이야기일 거다”라고 말했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 줘”라는 말의 의미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는 원작소설의 원제이자 영화제목과 같은 올리버의 말이다. 엘리오는 이 말을 듣고 자신이 외설스런 말을 시작했다는 걸 깨달았다. 각자 서로의 이름으로 상대방을 호명한 후에 엘리오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를 내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 나는 그 전에, 어쩌면 그 후에도 타인과 공유한 적 없는 영역으로 들어갔다.’


 살구라는 ‘존재’는 같지만 그 존재가 언제, 어떤 환경에서 누구에게 불리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로 미루어볼 때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던 하이데거의 말에 대한 로맨틱한 구현처럼 보인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건 존재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정한다는 것이고, 대상을 자신의 이름으로 부르고자 하는 것은 가장 강력한 합일의 욕망이다. “네 이름으로 나를 불러줘. 내 이름으로 너를 부를게”라는 올리버의 말은 그런 맥락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마음이 통하는 것을 넘어 상대방 그 자신이 되고 싶은 욕망.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이란 문장은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간절한 사랑의 주문이다.

 

 

올리버의 수영복 색깔의 의미
원작소설에서 엘리오는 임의대로 올리버(아미 해머)의 수영복 색깔에 의미를 부여했다. 빨간색 수영복을 입은 날에 올리버는 대담하고 거칠다 싶을 만큼 어른스러워진다. 그날 엘리오는 올리버를 멀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노란색 수영복을 입으면 올리버는 자신만만해진다.

엘리오는 노란색 수영복을 입은 올리버가 가시 돋친 말도 잘 하기 때문에 쉽게 굴복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엘리오가 바흐의 피아노곡을 연주한 날에 올리버는 노란 수영복을 입었다.

초록색 수영복을 입는 날에 올리버는 온순하고 호기심이 많아진다. 초록색은 영화에서 두 사람이 각자 수영장에 누워있을 때 올리버가 입은 수영복 색이다. 원작소설에서 엘리오는 올리버가 어깨를 마사지해준 날 그가 파란색 수영복을 입었다고 서술하지만, 영화 속 같은 상황에서 올리버는 초록색 수영복을 입고 있다.

 

 

 

부드러운 공간감과 조명

등장인물과 자연에 온전히 포커스를 맞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도구로 “사람의 눈과 가장 흡사하다는 35mm 렌즈”를 선택했다. 물 흐르듯 유려한 동선과 두 남자의 심리를 반영한 듯한 묵딥롬의 아웃포커싱은 제임스 아이보리가 비워놓은 대사의 행간을 채우는 데 일조한다. 특히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은 묵딥롬의 탁월한 조명이 인상적인 영화다. 그는 엘리오와 올리버가 마주하는 순간에 언제나 빛을 비춘다. 마침내 두 사람이 이어지는 순간, 달빛에 비친 서로를 바라보는 엘리오와 올리버의 실루엣은 눈부시게 아름답다. 극중 엘리오가 올리버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여자친구 마르치아(에스더 가렐)를 만나는 장소는 거의 대부분 사람의 형상조차 잘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별장, 해변, 여행지의 실제 촬영지

극중 가족 별장은 모스카차노 지역에 위치한 빈 가정집이고 엘리오와 올리버가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 시내는 크레마이다. 고대유물이 발굴지로 등장한 해변은 가르다호이며, 엘리오와 올리버(아미 해머)가 단둘이 떠난 여행지는 베르가모다. 두 곳 모두 크레마에서 차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떨어져있다.

 

 

펄먼의 모델은 원작자의 아버지

원작자 안드레 애치먼은 실제 아버지를 모델로 펄먼 캐릭터를 만들었다. 펄먼은 아픈 첫사랑을 겪은 아들 엘리오에게 따뜻하게 지지의 말을 건넨다. 안드레 애치먼은 아들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아버지 캐릭터를 소설에 쓸 수 없었다. 그는 “내가 보고 자란 아버지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

 

 


"우리는 빨리 나아지기 위해 우리 자신을 갈기갈기 찢어놓는데 익숙해. 서른 살이 되기 전에 벌써 무너져 버리지. 그러면 새로운 사람과 시작할 때마다 그들에게 보여줄 내가 더 이상은 없어져 버리게 돼. 아무것도 느끼지 않기 위해서 어떠한 것도 느낄 수 없어지면 안 되잖니.곧 나아질 거야. 하지만 어떤 것들은 평생 너를 붙잡아 둘 때도 있어. 기억하렴. 우리의 마음과 몸은 오직 한 번만 주어진다는 것을 말이야. 그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네 마음은 닳아버린단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언젠가 아무도 쳐다봐주지도 않을 때가 올 거란다. 지금 당장은 슬픔이 넘치고 고통스러울 거야. 하지만 그것들을 무시하지 말렴.네가 느꼈던 기쁨과 함께 그 슬픔들을 그대로 느끼렴."

 

 


더 많은 내용은

▽▽▽

http://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4121062&memberNo=3696443

http://news.maxmovie.com/373541#csidxf26c96b0437dfa1853be2c5fb8f1dd0

http://news.maxmovie.com/374389#csidx391dc1b19adb4f182581d84b7a23742

http://entertain.naver.com/read?oid=140&aid=0000035650

댓글